작년에 갔던 펜션에 올해도 갔다.
방도, 마당의 테이블도 그대로였고, 고기 굽는 자리도 작년과 같은 자리였다.
작년에 갔던 장소를 올해 또 간다는 건 평범한 일이다.
좋았기에 또 가는 것이고, 반복적인 일은 일상이고 일상은 삶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반복한다는 건 그래서 견디는 힘이고, 제자리걸음이 아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작년과 올해 사이에, 나는 심장이 멈출 뻔했다.
나는 그것을 실감이라는 감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실감은 나중에, 아주 늦게, 엉뚱한 순간에 찾아온다.
이번처럼.
작년과 똑같은 펜션 마당에서, 작년과 똑같은 고기 굽는 순간에.
나는 이번 여행이 작년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르다고 믿고 싶었다.
그런데, 장소가 같았고, 사람도 같았고, 웃음소리고 같았다.
이 사실이 나를 이상하게 불안하게 만들었다,
내 심장은 멈출뻔했는데, 세상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신선한 고추를 먼저 잡았고, 밤 산책 후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더 가쁘다는 것을 의식했다.
몸은 다른 몸이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변화들은 겉에서 보면 사소한 디테일에 불과하다.
친구들은 ‘요즘 건강 챙기네’ 정도로 넘어간다.
여행의 전체 내용, 그러니까 누구와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는가 하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이 불일치가 견디기 어려웠다.
내 안에 일어난 지각변동이, 밖으로는 지진계 바늘 하나 흔들지 못하는 사소한 진동일 뿐이라는 것.
혹시, 내가 무언가 달라지기를 바란 것 자체가 문제인가?
이를테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완전히 다른 여행을 떠나는 서사.
그러나 삶은 그렇게 서사적이지 않다.
반복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면 내가 할 일은 이 반복 안에 죽음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이물감 없이 밀어 넣은 일인지도 모른다.
장소는 같지만, 그 장소를 채우는 사람의 밀도가 달라진.
어쩌면 진실은 불편한 쪽에 있을지 모른다.
내 심장이 멈출 뻔했다는 사실은, 이 반복적인 일상 앞에서 아무 힘도 없었던 것인지 모른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삶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고 싶지만 실제로 삶은 놀라울 정도로 완강하게 형태를 고수한다.
그 완강함이 위로될 수도 있고, 동시에 굴욕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아직 이 둘 중 어느 쪽인지 판단하지 못한다.
작년의 펜션과 올해의 펜션은 좌표상 같은 자리에 있다.
그러나 나는 그사이에 한 번 존재하지 않을 뻔했다.
이 사실을 안고 같은 자리에 다시 서 있다는 것, 그것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그것조차 아무것도 아닌지, 나는 이 여행에서 답을 가지고 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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