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을 받았다

내가 군대 가기 전이었을 것이다.
여동생과 남동생을 데리고 맥주를 마시고 지하의 노래방에 갔었다.
목이 터지라 놀고 계단을 올라오니 함박눈이 터질 듯 내렸다.
이맘때였을 것이다.
나는 젖꼭지 부근의 겉옷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리며 누군가의 봉긋한 여자 가슴을 흉내 냈다.
여동생과 남동생은 나의 등 짝을 치며 큰소리로 웃었다.

어제 어머니를 모시고 인천시립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다.
입은 가재로 막아놓아 말은 할 수 없었다.
복수 때문이란다.
여동생은 맑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보이는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 하는 듯했다.
나는 그때
해맑게 웃던 순박한 여동생의 그때 모습이 떠올랐다.

지난달 초순
췌장암 진단을 받고 집에 있는 여동생을 방문했을 때
집사람에게 항암치료를 받으면 무조건 머리가 빠지는지 묻던 여동생에게
‘무조건은 아니고 사람마다 다르고 지금 보니 빠질 것 같지 않다’라는 답변을 듣더니, ‘앗싸’ 하던 여동생.
두 번째 항암치료를 받고 집에 누워있던 여동생을 방문했을 때
나는 집사람을 방을 두고 나왔었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 말없이 앉아 있던 집사람은 조용히 말했다.
여동생이 말했단다, ‘힘들고 외로웠다고’

어제 나와 남편을 옆에 두고 침대를 일으켜 세운 여동생은 노트를 채워 나갔다.
남편은 울음을 삼키고 있었고 나는 그들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오늘 아침
‘마지막일 듯합니다. 오셔서 축복해 주세요’
카톡을 받았다.

일주일 후
사방이 탁 트인 양지바른 곳, 소나무 아래 작은 공간에 골분을 묻었다.

2025년 12월 중순 어느 날

#김운성 조각가 전시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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