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줄기가 휘면 힘의 안쪽(바람이 빠져나가는 쪽)은 압축을 받고, 바깥쪽(바람이 불어오는 쪽)은 인장을 받는다. 여기까지는 침엽수든 활엽수든 물리적으로 동일하다. 문제는 나무가 이 응력을 교정하려 할 때 차이가 시작된다.
침염수-압축이상재
침엽수는 가도관이라는 단일한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가도관은 물을 운반하는 통로이면서 동시에 줄기를 지탱하는 기둥이기도 하다. 하나의 세포가 두 가지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것은 특정 목적을 위해 딴 모습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상재가 만들어지는 압축을 받은 안쪽의 가도관은 리그닌이 쌓이면서 길이 방향으로 팽창(마이크로피브릴 각이 커짐)하려 하고, 그 팽창이 줄기를 떠받치듯 밀어 올리게 된다. 즉 압축에 대해 팽창 이상재가 생긴다.
활엽수-인장이상재
그에 비해 활엽수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 도관이라는 물관과 구조를 지탱하는 목부섬유가 분리되어 있다. 이 분업은 목부섬유가 역학적인 목적에 부합하도록 특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상재가 만들어지는 인장을 받은 바깥쪽의 목부섬유에는 셀룰로오스(cellulose)가 쌓이며 강하게 수축(마이크로피브릴 각이 평행해짐)하고 그 힘으로 인장을 받던 그 자리를, 밧줄을 당겨 기둥을 세우듯 하게 된다. 즉 인장에 대해 수축 이상재가 생긴다.
즉 둘의 차이는, 가도관 하나가 모든 일을 겸해야 했던 침엽수는 세포 일부분을 바꾸는 방법뿐이었고, 도관과 목부섬유로 나뉜 활엽수는 목부섬유를 재구성할 수 있었던 차이다. 미는 힘과 당기는 힘이라는 상반된 해법은 그 계통의 차이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다.
이상해지는 활엽수 나이테
여기까지는 어렵지 않은데 나이테로 가면 문제가 이상해진다. 현실은 침엽수든 활엽수든 이상재가 생기는 쪽이 더 넓어진다. 옥신이 많아지면 분열이 촉진된다는 전제하에 침엽수는 실제로 그렇게 보인다, 압축 측에 옥신이 쌓이고, 분열을 촉진하고 그래서 팽창하는 설명은 일관된다. 그런 활엽수에 그대로 뒤집어 적용하면 깔끔하지 않다. 인장에 대해 수축 이상재가 생기고 옥신이 낮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도 나이테는 넓어진다. 결국 나이테를 넓히는 신호와 목부섬유를 수축하는 신호는 다를 가능성이 생긴다.
봉합이 안 된 채.
어떤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로 봉합할 수 없는, ‘미는 세포가 되어라.’ 혹은 ‘당기는 세포가 되어라.’ 명령하는 신호가 정확히 무엇인지, 활엽수 쪽에서는 아직 완전히 풀지 않은 채, 나무는 기울어진 자신을 고쳐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