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의 불빛이 시리도록 밝았던 이유

올겨울의 끄트머리 2월 중순의 수요일.
공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 중간 어디쯤.
갑자기 가슴을 누르는 듯한 압박감에 연신 물을 들이켰다.
뭘 잘못 먹었나. 얹힌 것 같은데, 하며 도착한 공주.
몇 년 만에 만난 지인의 온달 방에서 나른해지고, 뜬구름 같던 대화와 저녁을 먹고 올라왔고, 잘 자면 가라앉겠지 했지만, 다음날 가슴을 옥죄는 듯한 압박은 계속되었다.

오후 들어 뭔가 아니다 싶은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혹여나 AI에게 물어보니 당장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잔뜩 겁을 주고.

일단 검사는 받아보자는 생각에 근처 내과(심전도 있는)를 찾았다.
이것저것 검사를 했고 심전도에도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처방받은 혈압약을 먹으니 가슴의 압박감은 이내 사라졌다.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가서 그랬나 보네, 엄살이 심했어! 생각하며 하루를 보냈다.

이틀이 지난 토요일 오전.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기로 되어있기에 찾은 병원.
앞에 앉은 의사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말했다.
지금 당장 응급실로 가야 하니 소견서와 함께 긴급한 예약을 진행하겠다고,
나는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어 멍하니 예, 예하고.

운전해서 도착한 병원.
모든 옷을 벗고 환자 가운으로 갈아입은 채 응급실 침대에 누워 하얀 천장 등을 응시하며 ‘이건 뭐지’ 했고,
얼마쯤 지났을까 커튼을 젖힌 의사는 때(구정)가 때인지라 바로 시술에 들어가야 하니 보호자 호출하시고 준비하겠다고….
그리고 이어진 영화에서 본 듯한 그 장면,
누군가의 힘으로 움직이는 침대
천장으로 보며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나,
천장의 불빛이 이렇게 시리도록 강렬했었나 싶더니 깜박이듯 지나가고
그렇게 천장을 응시한 채 승강기를 타고, 내리고, 긴 복도를 지나 문턱을 넘어 도착한 윙윙거리는 서늘한 기계음으로 가득 채워진 어느 방.
많은 모니터 옆에 누워 옆을 쳐다볼 수 없는 중압감과 시리도록 찬 알코올이 팔과 허벅지를 적시고 바르르 떨리던 몸….

중간중간 의사는 특정 모니터를 가리키며 말했다.
환자분 여기 보세요. 이게 막힌 거고요. 이제 피가 통하는 거 보이시죠.
여기도 보이죠. 여기 좁혀진 거 보이시죠. 넓혀진 거 보이시죠.
이거는 니 생각은 어때. 그건 괜찮아 보입니다. 그래. 웅웅,..푸푸…. 끝나갑니다.

그렇게 좁혀진 혈관을 넓히고, 여기저기 스텐트를 박고.
퇴원하고 며칠이 지난 후, 한 움큼의 약을 들이켜고 잠깐 산책을 한 후 PC 앞에 앉아있다. 모니터에 비치는 천장의 불빛이 새삼 낯선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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